미국 생활과 문화 #0022026-11-03

미국 중간선거일, 회사와 학교는 어떻게 돌아갈까요?

공휴일이 아닌 선거일을 미국 직장인으로 지켜본 이야기

줄 쳐진 노트에 그린 손그림. 'Election Day' 제목 아래로 성조기가 걸린 학교 건물('VOTE HERE', 'No school today'), 'I voted' 스티커를 붙이고 'Vote first, then work.'라고 말하는 사람, 11월 3일 화요일 달력

이맘때 미국 회사는 연말 평가(year-end review)와 내년 목표 설정(goals and objectives) 때문에 이래저래 더 바쁩니다. 특히 올해는 미국 중간선거(midterm election)까지 겹쳐서 여러모로 더 바쁜 시기입니다.

오늘은 미국 중간선거일입니다. 중간선거는 대통령 임기 4년의 중간에 치러지는 선거로, 하원(House of Representatives) 435석 전체와 상원(Senate) 의석 일부, 그리고 많은 주지사와 지방 공직자를 새로 뽑습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상원과 하원 중 어느 쪽이 다수당(majority party)이 되는지가 정해지고, 앞으로 2년 동안 어떤 법안과 예산이 논의될지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미국 안팎에서 관심이 큽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곳곳에서 개표(vote counting)가 한창 진행 중이고, 민주당 쪽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누가 이기는지가 아니라, 선거일에 미국 직장과 학교에서 벌어지는 풍경을 다룹니다.

미국은 특이하게 선거일이 연방정부가 정한 공휴일(federal holiday)이 아닙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직장인은 출근 전이나 퇴근 후에 투표소(polling place)에 들러야 합니다. 투표소로 학교 건물을 쓰는 곳이 많아서 선거일에 휴교하는 학교도 많습니다. 그러면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은 어쩔 수 없이 하루 휴가를 내기도 하고, 재택근무가 가능하면 집에서 일하며 아이를 돌보기도 합니다.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미국 회사에서도 정치는 민감한 주제라서 동료끼리 거의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선거 시즌에는 회사의 풍경이 조금 달라집니다. 직접 지켜본 선거일의 모습을 정리했습니다.

1. 선거일이 공휴일이 아니라서 생기는 일들

미국의 선거일(Election Day)은 11월 첫 월요일 다음 화요일입니다. 평일이라 회사와 학교도 평소처럼 열리는 곳이 많습니다.

  • 아침에 일찍 투표소에 들러 줄을 서고 출근하는 사람, 퇴근하고 투표소가 닫기 전에 가는 사람이 많아서 투표소 앞이 아침과 저녁에 붐빕니다.
  • 일부 주는 선거일을 주 공휴일(state holiday)로 정했고, 투표를 위해 근무 시간을 일부 빼 주도록 법으로 정한 주도 있습니다. 주마다 규정이 다르기 때문에 근무하는 주의 규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제가 사는 주는 선거일이 휴일이 아니어서 저는 평소처럼 출근해야 했습니다.
  • 학교가 투표소인 곳이 많아서 학생들의 안전을 이유로 선거일에 휴교하는 지역이 있습니다. 이런 날 자녀가 있는 직원은 휴가를 쓰거나 재택근무(work from home)를 선택하게 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직원이 투표할 시간을 어떻게 보장할지가 이 시기의 고민입니다. 이메일로 "투표할 시간이 필요하면 팀장과 상의하라"고 안내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선거일이 공휴일이 아니라서 투표소 줄 서기(출근 전), 근무, 퇴근 후 투표 마감, 휴교한 학교와 가정의 대응(휴가 또는 재택)을 순서대로 그린 손그림
선거일이 공휴일이 아니라서 투표소 줄 서기(출근 전), 근무, 퇴근 후 투표 마감, 휴교한 학교와 가정의 대응(휴가 또는 재택)을 순서대로 그린 손그림

2. 투표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입니다

선거일 하루에 몰리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국에는 여러 투표 방법이 있습니다.

  • 사전 투표(early voting): 선거일 전에 정해진 기간 동안 투표소에서 미리 투표합니다.
  • 우편 투표(mail-in ballot): 투표용지를 우편으로 받아 기입한 뒤 우편이나 투표함으로 제출합니다.
  • 선거일 당일 투표(Election Day voting): 정해진 투표소에서 투표합니다.

방법과 마감 규칙은 주마다 다릅니다. 또 한국과 달리 유권자 등록(voter registration)을 직접 해 두어야 하는 주가 많습니다. 투표는 시민권자(U.S. citizen)의 권리라서, 영주권자(green card holder)나 비자로 일하는 동료는 투표할 수 없습니다. 제약회사와 연구소에는 이런 동료가 많습니다.

3. 직장에서는 정치 이야기를 아끼지만, 업계는 이 선거를 지켜봅니다

미국 직장에는 투표권을 가진 시민권자뿐 아니라 투표권이 없는 영주권자나 비영주권자도 많고, 시민권자라도 정말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면 투표 이야기를 서로 꺼내지 않습니다. 정치 이야기가 직장에서 조심스러운 것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래도 의회(Congress) 구성은 제약·바이오 업계의 일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 의약품 가격 정책과 메디케어 약가 협상(drug price negotiation) 같은 제도는 법과 예산에 달려 있습니다.
  • NIH 연구비(research funding)와 FDA 예산도 의회가 정하는 예산에서 나옵니다.
  • 2027년에는 FDA 심사 수수료 제도(PDUFA)의 재승인 논의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의회뿐 아니라 행정부(administration)의 결정도 업계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고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보건복지부(HHS) 장관이 되면서 백신 접종 권고(vaccine recommendations) 체계가 크게 바뀌었고, 백신을 만드는 제약회사들도 타격을 받았습니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백신 회의론자(vaccine skeptic)로 알려진 인물이다 보니, 백신을 만드는 제약회사들로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책이 바뀌면 이미 개발해 둔 제품의 수요와 앞으로의 투자 계획이 함께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어느 쪽이 이기든 앞으로 2년 동안 의회가 어떤 안건을 다루는지는 업계 뉴스에 자주 등장합니다. 연구와 개발을 하는 입장에서는 정책의 방향을 이해하는 것도 업무의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 연방정부 공휴일이 아닙니다: 출근 전후에 투표하고, 학교가 투표소라 휴교하면 가정은 휴가나 재택으로 대응합니다.
  • 투표 방법이 다양합니다: 사전 투표, 우편 투표, 선거일 당일 투표가 있고 주마다 규정이 다릅니다.
  • 직장에서는 정치 이야기를 아끼지만 업계는 지켜봅니다: 누구를 찍었는지는 묻지 않고, 약가·연구비·규제 예산은 의회와 연결됩니다.

🥄 영어 한 스푼: 이 글에 나온 표현

polling place 투표소
My polling place is in the elementary school near my house.제 투표소는 집 근처 초등학교에 있습니다.
early voting 사전 투표
I did early voting last week to avoid the line on Election Day.선거일의 긴 줄을 피하려고 지난주에 사전 투표를 했습니다.
voter turnout 투표율
Voter turnout is usually lower in midterm elections than in presidential elections.중간선거의 투표율은 보통 대통령 선거보다 낮습니다.

✅ 퀵 체크

Q1. '투표소'를 영어로 하면? A ______ place
정답: polling
Q2. '사전 투표'를 영어로 하면? ______ voting
정답: early
Q3. '우편 투표'를 영어로 하면? ______ ballot
정답: mail-in
Q4. '투표율'을 영어로 하면? Voter ______
정답: turnout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내일도 회사는 평소처럼 돌아갑니다. 이 글을 읽고 "미국 생활 중 이런 건 어떻게 하지?" 싶은 장면이 있으셨다면 아래 '질문 남기기'로 알려주세요. 다음 글에서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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